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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만남 1000일 전을 기억하며.. 글쓴이 │ 윤민정 등록일 │ 2005-04-06 조회수 │ 7153
점점 가장으로서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는 만만이에게.. ^^

핸드폰 번호 뒷자리인 '0814'.
이거 무슨 뜻인 지 알죠?
2002년 8월 14일 그날.

아옹이 직장 선배시자, 만만이 연구실 선배인 정 박사님 등 뒤에 가려져 있던 아옹이가
어서 얼굴이 보고싶어 고개를 내밀자,
만만이랑 서로 눈 마주치고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지었던 그날이잖아요.

만난 첫날부터 서로의 인생관도 비슷하고,
다른 것들도 닮은 데가 많아 어색함은 쉽게 사라졌었죠.

훗날 들었지만, 어머님이 소개팅한 아가씨 어땠느냐고 물으셨을 때 "어머니 며느리감이다."고 단언했다는.. *^^*

만난 지 한 달 여만에 아옹이 대학원 졸업식장에 '꽃돌이'되서 나타나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우리 엄마며 몇몇 친척들과도 만나게 되구..

졸업 후 회사발령이 아옹이 고향이 부산으로 나서 내려가게 되는 바람에,
한 학기 밖에 안 남아 졸업논문도 써야 하고,
취업준비도 해야 하는 만만인 졸지에 주말마다 부산-서울을 오르내리게 됐었죠.
오죽했으면 지도교수님이 "이번 주말엔 훈진이 부산 안 가냐?"라고 체크해 주셨을 정도.. --;

그런 훈진 씨 정성에 하늘이 감동하셨는 지 지금의 회사로 옮길 기회가 있어 아옹인 다시 서울로..
편한 직장, 따듯한 가족 품을 떠나야 하느냐는 부모님의 만류에도 끝까지 옮기겠노라 고집할 수 있었던 건 8할이 만만이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부모님 아시면 곤란해지는 거 알죠?! ㅎㅎ)
물론, 남은 2할은 아옹이가 전공을 살려 적성에 맞는 일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었구요.

서울로 돌아온 아옹이..
그 때부터 우린 정말 급속히 가까워졌죠.

서로 함께할 미래를 그려나가면서 하나둘씩 준비도 하고..
만만이 취업문제 때문에 헤어질 뻔도 했고,
가끔 서로의 자존심 때문에 여러 날 상처주기도 했지만,

점점 더 닮아가는 모습에,
그리고 더욱 가까워져가는 마음에
우리는 결국 결혼해서 함께하게 되었죠.

그 과정에서 역시 힘든 일도 많았고,
정말 다투기도 많이 했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오히려 서로 참고, 배려하는 마음 더 커진 것 같아요.

더불어 오는 7월이면 세상의 빛을 볼 우리 마농이를 함께 키워나가며,
아무리 임신한 상태일 뿐이라 해도
아기는 결코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님을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답니다.

너무 피곤에 지쳐 쓰러져 자지 않는 한
빠뜨리지 않고 살틈방지크림을 가슴이며 배에 발라 맛사지 해주는 만만이의 손길..
그 때마다 아옹이 배에 들이대며 마농이와 속삭이는 만만이 입..
뭔가 위험을 느끼는 안 좋은 꿈을 꿨을 때 제일 먼저 아옹이와 마농이가 떠오르고 걱정되더라며,
자기도 점점 아빠가 되어 가는 것 같다고
부모님을 생각하지 않은 사실에 죄송해하는 모습..

아.. 쓰고 싶은 말도, 담고 싶은 마음도 아직 많은데,
계속 쓸 수만은 없겠죠?
남은 말과 표현하지 못한 마음은 앞으로 우리 함께 살아가면서 조금씩조금씩 풀어 보일게염.

참, 이번 2005년 5월 10일이 우리 만난 지 꼭 1000일 되는 날이에염~!
아옹이가 쓴 사연이 뽑혀주면 더할나위 없이 기쁘겠지만,
아옹이 졸업식 때 이쁜 꽃 들고 땀 뻘뻘 흘리며 왔던 만만이 모습처럼
아옹이도 멋진 꽃 선물로 우리의 기억을 되새기고 싶네요.

1000일, 2000일, 3000일,.. 끝없이 이어지는 우리 사랑과 추억의 출발을 약속합니다.

1000일 전 그 미소를 기억하는 아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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