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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에겐 사랑스런 빈이 진이가 있잖아. 글쓴이 │ 이은혜 등록일 │ 2002-08-28 조회수 │ 6549
빈이 진이 아빠

스트레스로 온몸의 근육이 다 굳어버려서 보름이 넘도록 뻣뻣해져버린 목때문에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당신을 보며 난 한참을 짜증만 냈어.
사실 나도 요즘 많이 힘들었거든.고만고만한 두 아이들 뒤치닥거리에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버리고 나면 나 자신 하나 돌볼 여력이 남아있지도 않는 날이 더 많았는데 거기다 자기까지 늘 피곤하다 어쩐다 하며 아이와 나에겐 무관심했었잖아.
이제 결혼 4년차, 어느새 우린 무엇때문에 사는지조차 생각지 않을 정도로 서로에게 등 돌리며 잠을 청할 때가 더 많아졌지.
그래. 솔직히 난 애들때문에 사는거라고. 우리 두 딸 엄마없는 자식 만들지 말아야지 .애들만 바라봐야지 하는 맘으로 하루하루 당신에 대한 서운함을 달래며 보내고 있었어.
하루에도 몇번씩 돈만 있으면 내가 이렇게 안 산다고 , 애들 아빠니까 같이 살아주는거라고 그러면서 눈물을 삼키는 날도 많았어.
어제도 우리 다퉜잖아. 난 당신을 쫀쫀하다고, 당신은 나를 헤프다고...요즘들어 다투기도 자주하지만 화해의 시간까지 그 동안의 시간이 자꾸만 길어지는 것 같아서 좀 그렇네. 그랬다고 오늘 늦게 들어온다니...점점 힘이 들어. 애들오 힘에 부치고 당신도 그렇고..
당신 알기나해? 나 당신 눈치 보며 사는 거.천원짜리 하나 쓰는 것도 치사해서 못쓰겠는 걸.그렇다고 이제 돌박이 애를 데리고 돈을 벌 수도 없고 말야. 오늘 아기 돌봐줄 사람 찾는 전단지 보고 전화 한번 해 봤는데 2개월된 애라네.애 둘 있는 집에 맡길 리가 없지.이래 저래 난 속만 타들어 가는 것 같아서 정말 싫다구.
그런데 자기야! 나 곰곰이 생각해봤거든. 우리가 왜 이렇게 됐는지에 대해서 말야.이건 대화 부족인 거 같애. 그러니까 힘든 거 있으면 우리 서로에게 터 놓고 얘기 좀 해보자구요. 나 당신한테 할 말 많아.당신도 그렇지?
우리 예전에 참 많이 사랑했었짢아.무엇보다도 우리에겐 당신과 날 엮어줄 우리 사랑스런 두 공주님이 있잖아.그지? 우리 조금씩만 양보하고 서로를 이해해 보자. 우리 그렇게 나쁜 사람들 아니잖아. 서로에게 상처주고 상처 받지 말고 좋은 모습으로 아이들에게 웃음만 줄 수 있는 그런 가정을 함께 꾸려 나가보도록 하자.
암만 생각해 봐도 난 당신없으면 안될 것 같아. 세상에 당신 같은 사람 없어.그래서 말인데 오늘 퇴근해서 들어오면 내가 목 마사지 해줄게요.
당신 많이 힘들지? 그거 내가 다 감싸줄게. 왜냐면 난 당신 사랑하거든.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난 별 수 없이 당신 아내더라구요.
빈이 진이 아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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