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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하나뿐인 소중한 손을 가진 어머니께.. 글쓴이 │ 이은희 등록일 │ 2002-04-29 조회수 │ 6925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1살된 여대생이 이은희입니다.
이렇게 이벤트를 신청하게 된 계기는 다름아닌 어머니의
생신이 얼마 남지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어머니께.
어머니! 이 세글자를 말하기에 앞서 가슴벅차오르네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니께서 항상하
하시는 말씀 "조금만 더 참자"라는 말 귀에 못이 박히
도록 들어와서 어머니를 한때 미워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 제 나이가 나이인 만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 당신께서는 항상 눈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으
셨죠. 아버지와 22살의 어린나이로 결혼을 하시고 온갖
고생을 다하셨지만 언제나 묵묵하셨습니다. 그래도 한때
는 빌라 한채를 소유할 정도로 우리집 남 부럽지 않게
떵떵거리며 살아왔지 않습니까? 그러나,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인해 재산이 압류당하고 여기 "구로동까지"오게
되었고요. 그뒤로 어머니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였
습니다. 고모네 "청주상회" 일을 도우시는 아빠와 엄마
께서는 마늘을 부업으로 까셨잖아요. 평생직업으로 삼
지않겠다고 결심은 하셨지만, 지금14년동안 이 일때문
에 손이 정말 심하게 퉁퉁부으셨고, 거칠고 메말라서
두꺼비 손 같아서 항상 제가 놀리곤 했죠. 챙피해서 어
머니 손을 남들에게 들킬까봐 노심초사하는 제 모습도
기억이 나시는지요? 그때는 정말 챙피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어머니를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을까 언제나
어머니께서 외출을 하실때면 장갑을 끼고 나가라고 했
던 내 모습을 보고 얼마나 가슴 아프셨을까요?
마늘까는 일은 보통 힘든일이 아니라는 거 잘 압니다.
어머니께서는 그런 일을 마다 하지 않으시고 겨울에는
찬물로 마늘을 씻으시고 물에 불린 더러운 마늘을 손
으로 몇시간이고 앉자서 까시곤 했습니다. 어머니께
서 우숩께소리로 마늘 까기 대회 있으면 내가 일등 할
거라고 하셨잖아요. 저는 그때 겉으로는 동조하면서도
속으로는 어찌나 가슴이 메여지던지요.
어머니! 예전에는 동네에서 소문난 멋쟁이셨잖아요.
옷입는 감각이 남다르다고 해서 저와 언니 동생사이가
아닌가 사람들이 묻기도 하고 그 정도로 어머니께서는
아직도 젊으십니다. 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
을 뵐때마다 우리 어머니가 최고다라고 생각했는걸요.
그러나, 요즘은 어머니의 주름살과 흰머리가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 어머니도 어쩔 수 없구나 라는 생각
이 듭니다. 그렇게 이쁘셨던 어머니의 얼굴이 이제는
웃음이라고 찾아볼 수없는 그런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어머니! 저는 어머니께서 부엌에 쪼그리고 앉자서 울
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가 왔는지 눈치를 채신
어머니는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하셨죠. 그때 저는
애써 덤덤한 척 했지만, 제 방에 와서 얼마나 울었는
지 몰라요. 어머니께서는 아마도 무심한 것이라고 생
각하셨겠지요.
어머니! 어머니 말씀대로 우리 조금만 더 고생해요.
제가 대학 졸업할때까지만 고생하시면 제가 어머니
모시고 놀러도 자주가고 편히 모실께요. 아셨죠?
어머니! 사랑합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손 이제 부끄
럽지않아요. 생신 축하드립니다.

늘 죄스러운 큰딸 은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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